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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 이 여행]바다이야기, 목포

관리자 2023-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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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학도크루즈 뉴스 사진.png

 

목포와 눈을 맞추고, 삼학도크루즈

하늘이 붉은 햇무리에 젖어 든다. 차가운 공기가 동녘에서 어둠을 잡아당긴다. 가매지는 바다는 더 짙은 내음을 땅으로 흘려보낸다. 밤이 오고 있다. 오차 없이 뜨고 지는 해를 날마다 목격하면서도 내일을 의심하는 우리의 미련스러운 오차. 불멸할까 봐 두렵게 여기는 어둠이이야말로 뜨겁게 산 이날을 보상하는 휴식이자 담날이 오리라는 약속이었던 것을. 봉우리 셋이 옹기종기한 삼학도에 들어 밤을 준비한다. 공기는 차가우나 어둠이 곱다.

삼학도 계류장에 도착해 삼학도크루즈를 탔다. 이른 오후에도 운항하지만 케이블카의 하늘과 유달산의 땅, 그리고 바다를 차례로 만나고 싶어 이 시간을 선택했다. 눈높이를 맞춰 가는 동안 목포는 점점 깊어지겠으니. 오후 5시, 배가 부두를 떠난다. 선내에서 몸을 녹이다 부두를 다 빠져나갈 즈음 뱃마루로 나왔다. 겨울이 오롯하다. 옷깃을 여미고 숨을 들이쉰다. 사느란 기운이 손끝까지 퍼져 몸이 움츠러든다. 뱃마루에 머무르기로 한다. 편하자고 비켜나서 마주하지 못한 순간 중 몇몇은 아마 그다음을 결정짓는 계기였을 것이다. 바다는 시나브로 어두워지는데, 집집이 불을 밝힌 도시가 환하다. 어스름이 사근사근 유달산 서쪽으로 제 몸을 옮기고, 어스름보다 검으나 밤은 아닌 하늘이 반대편을 휩싼다. 배는 계속 저녁과 밤의 갈림목을 항해한다. 유달산, 고하도 곁을 스치고는 목포대교에 다다를 무렵 서쪽이 전부 검어졌다. 밤이 왔다. 사방이 빛을 낸다. 목포를 완전하게 마주하는 결정적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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